‘시티팝 한 번 들어볼까?’ 입문자용 한국 시티팝 플레이리스트 PICK5

세월이 흘러 재탄생한 ‘춘천가는 기차’부터 뉴트로 열풍의 중점에 선 ‘보라빛 밤’까지

조지연 기자 | 기사입력 2020/07/31 [18:06]

‘시티팝 한 번 들어볼까?’ 입문자용 한국 시티팝 플레이리스트 PICK5

세월이 흘러 재탄생한 ‘춘천가는 기차’부터 뉴트로 열풍의 중점에 선 ‘보라빛 밤’까지

조지연 기자 | 입력 : 2020/07/31 [18:06]

▲레인보우노트의 '오늘밤은' 앨범 표지 모습. ©출처:루비레코드

 

2017년도를 시작으로 현재에 이르기까지 우리 사회는 뉴트로 열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음악계 또한 마찬가지다. 뉴트로 열기가 닿은 음악계에서는 ‘시티팝’이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시티팝은 1980년대 일본 버블 시대를 대표하는 도회적이고, 세련된 분위기를 가진 스타일의 곡이다. 시티팝은 막강한 자본력을 기본으로 깔끔한 연주와 세련된 편곡, 스튜디오에서 충분히 다듬어진 소리를 가졌다. 특히, 1980년대 일본 특유의 낙관적이고 몽환적, 낭만적인 느낌의 사운드가 듣는 이들로 하여금 ‘다시는 되돌아갈 수 없는 그때 그 시절’이라는 키워드를 떠올리게 하면서 밝고 경쾌하면서도 아련한 감성을 불러일으킨다.

 

옛 음악 사조가 된 시티팝은 뉴트로 열풍과 함께 부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팝 △펑크(funk) △재즈 등 다양한 장르 음악이 시티팝 특유의 분위기와 결합하여 시너지 효과를 냈다. 다양한 시티팝 분위기의 곡 중 오늘은 시티팝을 한 번 들어볼까 고민하는 리스너들을 위한 ‘입문자용 한국 시티팝 플레이리스트’를 마련했다.

 

▲2019 월간 윤종신 5월호 별책부록에 실린 태연의 '춘천가는 기차'의 표지 ©출처:미스틱89 엔터테인먼트

 

1. 소녀시대 태연의 ‘춘천가는 기차’(2019.05)

 

어딘가 막연하게 떠나고 싶을 때 들으면 좋은 노래를 손꼽으라면, ‘춘천가는 기차’를 빼놓을 수 없다. 태연이 부른 ‘춘천가는 기차’는 2019 월간 윤종신의 5월호 '별책부록'에 실린 곡이다. 윤종신은 당시 1989년에 태어난 뮤지션들과 1989년에 발표된 곡들을 재해석하는 ‘이제 서른'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이 프로젝트의 세 번째 곡이 ’춘천가는 기차‘였다. 태연이 부른 ‘춘천가는 기차’는 김현철의 ‘춘천가는 기차'를 시티팝 스타일로 새롭게 편곡한 작품이다. 

 

김현철이 1989년 발표한 1집 앨범 ‘김현철 vol.1’의 수록곡이었던 이 곡은 경춘선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 김현철은 2013년에 케이블채널 Mnet 라이브 음악쇼 '윤도현의 머스트'를 통해 “이 곡은 대입 재수를 하던 시절에 여자 친구와 춘천 가는 기차를 탄 게 계기가 되어 만든 곡”이라면서 “당시 경춘선이 완행열차라 서서 가다가 지쳐서 중간에 강촌역에서 내렸지만, 제목은 춘천가는 기차로 정했다.”고 곡에 담긴 비하인드 스토리를 밝혔다.

 

태연의 목소리로 2019년 재탄생한 ‘춘천가는 기차’는 경쾌한 멜로디 속에 어딘가 아련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가사는 일상에 지쳐 떠나는 이의 마음을 무덤덤하게 대변한다. 

 

‘조금은 지쳐 있었나 봐, 쫓기는 듯한 내 생활.

아무 계획도 없이 무작정 몸을 부대어보며,

힘들게 올라탄 기차는 어딘고 하니 춘천행

지난 일이 생각나 차라리 혼자도 좋겠네.’(태연의 ‘춘천가는 기차’ 가사 일부)

 

가사 속에는 춘천행 열차에 타게 된 계기부터 차창 풍경을 보면서 느끼는 소회들이 흘러가듯이 표현되어 있어 청춘들의 공감을 자아낸다. 일상에 지쳐서 아무 계획 없이 떠나고 싶은 순간에 부딪혔다면, 이 노래를 들어보는 것을 권한다. 

 

▲김아름의 '선' 표지 ©출처:스페이스사운드

 

2. 김아름의 ‘선’(2018.08)

 

‘선’ 하면 어떤 것이 떠오르는가. 학창 시절, 2인용 책상에 선을 긋고 짝꿍과 서로 선을 넘지 말라며 다투던 추억부터 매일 퇴근 후 보는 지하철 안전 라인까지, 선이 주는 이미지를 굳이 설명하자면 ‘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선(Line)은 2018년 8월에 가수 김아름이 발표한 ‘선’(Line) 앨범의 수록곡이다. 1970, 1980년대 펑크(funk) 장르를 기반으로 하지만 현악의 연주 라인이 어우러져 시티팝 특유의 아련한 감성이 돋보인다.

 

김아름이 직접 작사한 선은 ‘너와 나 사이의 선을 나도 모르게 자꾸 넘게 된다.’는 내용을  주로 담고 있다. 시티팝의 분위기가 화자의 설레지만 혼란스러운 마음을 담은 가사와 잘 어우러지는 곡이다.

 

그는 이보다 한 달 일찍 ‘새벽’(Midnight)을 발표함으로써 1980~1990년대의 뉴웨이브, 디스코를 떠오르게 하는 레트로풍의 곡에 도전했던 전적이 있다. ‘새벽’은 신시사이저 음향이 밝고 시원한 분위기를 연출해서 무더운 여름밤과 잘 어울린다면, ‘선’은 요즘같이 선선한 늦여름 밤, 초가을 밤에 듣기 좋은 곡이다.

 

▲레인보우노트의 '샛별' 앨범 표지 ©출처:루비레코드

 

3. 레인보우노트의 ‘샛별’(2019.05)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서 곁에 있는 사람에게 전하지 못하는 이야기들이 있다면 레인보우노트의 앨범에 주목해보자. 레인보우노트는 지난달 정규 1집 ‘레인보우 노트’(Rainbow note)를 발표했다. 레인보우 노트의 정규 앨범은 흡사 ‘혼자서 꾸역꾸역 써내려간, 누군가를 위한 편지가 차곡차곡 쌓인 느낌’을 선사하는 레트로풍의 곡들로 가득하다. 

 

그중에서 ‘샛별’은 레인보우노트가 두 번째로 낸 싱글 앨범 수록곡이다. 재즈피아노 전공인 레인보우노트 멤버(키보드) 이사라의 연주와 청량한 목소리를 가진 레인보우노트 보컬 안슬희의 노래가 레트로 사운드에 잘 녹아든 곡 중 하나다. 

 

특히, 샛별은 작사, 작곡에 참여한 레인보드노트 멤버들이 일과를 마치고 집에 갈 때 하늘에 떠 있는 반짝이는 별들을 보고 위로를 받은 게 계기가 되어 탄생했다. 레인보우노트는 앨범 소개란을 통해 “남들 모두가 밤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이 인공위성이라고 말할 때, 멤버들은 그 별을 금성에 비유했다.”고 밝혔다. 멤버들의 느낌은 샛별의 가사에 그대로 표현됐다. 

 

‘무수히 떠 있는 별들 중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나에겐 샛별 같은 존재’ (레인보우노트의 ‘샛별’ 가사 일부)

 

레인보우노트가 제작하는 시티팝 스타일의 곡과 함께 싱글앨범마다 팬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일러스트레이터 ‘당이’의 그림이다. 당이 작가가 그린 일러스트들을 보면, 곡을 듣기 전부터 시티팝 특유의 분위기로 빠져드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유키카가 2020년 발표한 '서울여자' 앨범 표지  ©출처:에스티메이트

 

4. 유키카의 ‘네온’(2019.02)

 

밤거리에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네온사인은 도시의 밤을 간접적으로 떠오르게 하는 소재다. 네온이 주는 도시의 화려하고 세련된 이미지와 어딘가 낙관적이고 낭만적인 도시의 밤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네온’은 2019년 2월 가수 유키카의 데뷔곡이다.  

 

‘새벽 공기 속에 흔들리는 네온

여기에 혼자 서있네요

차가운 도시에 일렁이는 네온

나 혼자 있는 것도 괜찮은 걸 이대로

Can’t take my eyes off you

기나긴 밤 속에 네온

Can’t take my eyes off you

느린 시간 속에 네온’(유키카의 ‘네온’ 가사 일부)

 

가사는 도시에 네온을 바라보면서 복잡한 생각을 잊으려는 노력을 주로 다루고 있다. 일본인인 유키카는 데뷔곡 ‘네온’을 한국어로 불렀는데, 유키카 특유의 발음과 ‘온/요’와 같이 비슷한 음절의 반복이 즐거운 분위기를 돋워낸다. 사운드 또한 무겁지 않고 경쾌하고 발랄하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문제는 끊임없이 발생한다. 복잡한 생각을 잊고 잠시 머리 식히고 싶다면, 유키카의 ‘네온’을 들으며 나를 위한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은 어떨까. 

 

▲선미의 '보라빛 밤'의 이미지는 화려하고, 어딘가 아련한 듯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출처:메이크어스엔터테인먼트

 

5. 선미의 ‘보라빛 밤’(2020.06)

 

어릴 적 스케치북에 색칠하곤 했던 하늘의 색은 온통 푸른빛으로 가득했다. 그런데 어른이 된 후에 보는 하늘의 색은 어떠한가. 해가 쨍쨍한 낮에는 푸르기도 하고, 해가 질 무렵에는 불그스름하게 변하기도 한다. 

 

새벽녘과 해 질 녘의 하늘은 더하다. 오묘하고 다채로운 색감들로 뒤섞여서 하늘의 색을 한 단어로 표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선미의 ‘보라빛 밤’은 뜨거운 여름해가 기울어가고, 밤하늘에 들어설 즈음을 떠오르게 하는 곡이다.

 

곡 설명에 따르면, ‘보라빛 밤’은 고혹적인 상상을 자극하는 사랑에 대한 곡이다. 보라빛 밤은 선미가 꿈꾸는 사랑에 대한 단편들을 몽환적으로 풀어냈다.

 

해당 곡은 가사를 통해 뜨거우면서도 아련하고, 한편으로 시간이 지나면 허탈할 수도 있는 사랑의 모든 면을 감각적으로 묘사했다. 사운드를 살펴보면, 웅장한 브라스와 신스 베이스, 몽환적인 플룻과 스트링 등이 조화롭게 맞물려 시티팝이 주는 낭만적이고 낙관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려한 시티팝의 매력에 빠지고 싶은 리스너들에게 ‘보랏빛 밤’은 불타오르는 듯한 사랑의 한순간과 설레는 마음을 가득 실어줄 것이다. 

 

[뉴덕트=조지연 기자]

 

뉴덕트 /
조지연 기자
jodelay@confac.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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